[브랜드를 만들어라-7] 아이덴 최붕섭 대표
한인 1세가 12년만에 만들어낸 헤어케어전문회사 ‘아이덴’(Iden)의 성과다. 2000년 최붕섭 대표에 의해 설립된 아이덴은 현재 40여개 주 수천개의 헤어 살롱과 뷰티서플라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싱가폴, 베트남, 터키, 쿠웨이트는 물론 이태리까지 세계 10여국에도 31개 품목의 헤어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 아이덴의 첫번째 성공요인을 꼽는다면 바로 기본에 충실했다는 사실이다. 제작비의 70%를 원료비에 사용하고 좋다는 천연원료라면 세계 어디든 찾아가 재료비에 투자했다. 특히 보호.항균효과와 탈모 방지에 뛰어난 프로폴리스를 샴푸의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일부 유명헤어케어 제품들을 분석해 본 결과 소비자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정직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단국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대전 한국기술연구소에서 일하다가 퍼시픽 캐미컬사의 스카웃으로 1991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90년 말 한인사회에서 붐을 이뤘던 염색공장들을 상대로 비누제품 회사를 세웠다가 헤어케어제품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제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그리고 사람들에게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정체성(Identity)'이라는 말에서 따온 회사이름 아이덴은 환경이나 화학적으로 손상된 머리결을 본래의 것으로 회복시켜준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이름만큼 그 품질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예방해주고 보호해주고 천연영양성분을 제공해준다'는 3P(Prevent. Protect. Provide)가 아이덴의 슬로건이다. 설립된 지 12년. 그는 헤어케어 브랜드로는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뷰티 전문 매거진에서 일부러 홍보를 하지 않아도 좋은 제품으로 자주 소개된다. 한번도 만난 적 없는 매거진에서 표지모델로 아이덴을 세울 정도다. "헤어케어 분야는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타인종이 미국에서 성공 한 케이스가 거의 없죠. 그래서 최대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죠. 5년 넘게 라스베이거스 헤어쇼에 참가하면서도 제 모습을 일체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얼굴은 드러내긴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습니다." ◇페이셜 업계로의 진출 아이덴은 지난 1~2년 사이에 30여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경기가 가장 어려울 때 모험을 시작했다. "경기가 좋아질 때를 대비해서죠. 성장속도를 늦추고 있다가 경기가 좋아지면 따라잡을 수가 없으니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무모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신감에서 온 작은 후회다. 그는 이제 헤어케어전문업체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다. 페이셜 분야로의 진출이다. 오는 3월 열리는 내추럴 프로덕트쇼에서 아이덴은 페이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름은 '데시(Dessea)'. 100% 내추럴 재료를 사용하고 그 중 70%는 유기농 재료를 사용했다. 역시 기본에 충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 대표는 "방부제 들의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제품 내용물이 변질되지 않고 유지되게 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며 "특히 사용 중 외부로부터의 오염을 막기 위해 특수 용기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가격대도 최대한 낮췄다. 제품가를 먼저 정한 것이 아니라 원가 대비를 소비자 가격을 산출했다. 토너 모이스처 영양크림 등 5종으로 이뤄진 세트를 100달러 정도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데시'는 주류 마켓 입점을 추진중에 있다. 곧 좋은 품질의 저렴한 가격대의 한인이 만든 화장품을 주류 마켓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수연 기자 [email protected]